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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특별기고] 배 타고 중국 가는, 그 꿈은 과연 어떤 현실이 될까?

충남도의회 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장 맹정호


언젠가부터 배를 타고 중국에 가는 꿈을 꿨다. 새로운 바닷길이 새로운 세상을 의미하는 양, 많은 사람들이 기대에 부풀었다. 그 기대는 황해를 호령했던 백제의 피가 아직도 흐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대산항을 통해 배를 타고 중국에 가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오는 8월 한·중 해운회담을 통해 구체화될 예정이다. 장밋빛 꿈이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우리가 기대를 건 이유는 간단하다. G2시대의 한 축인 중국과 최단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서산이나 충남이 환황해시대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최단거리, 그것은 최단시간을 의미했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흥분이기도 했다.


8월 열리는 회담은 무엇을 결정하는 회의일까? 다름이 아니라 대산항과 중국 용안항을 왕래할 선종(배의 종류)을 결정하는 회의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처럼 당초 쾌속선에서 카페리호로 배를 변경하는 회의다. 이 선종의 변경이 훌륭한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선종의 변경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최단거리가 최단시간을 의미했었는데, 8~9시간 걸리는 카페리호가 운항된다면 최단거리는 더이상 최단시간을 의미하지 않게 된다. 인천에서 북경까지 2시간이면 가는 시대에 8시간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대산항은 쾌속선이 운항할 때 그나마 경제성을 갖고 있었는데, 많은 것을 원점에서 다시 고민하게 만든다.


선종변경이 결정되면 바로 배가 뜨는 것일까? 아니다. 이런 저런 준비할 것도 있어 아주 빨라도 내년 상반기를 지나야 비로소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국이 신규노선에 투입되는 배를 새로 만들 경우, 선박 건조기간이 필요해 취항시기는 더 늦어질 수도 있다. 2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그나마 취항시기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2010년에, 배가 바로 뜨는 줄 알고 있었던 서산시민들의 인내력은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일은,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대산항을 통해 들어올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평택항과 용안항 간에는 카페리호가 운항하고 있다. ‘대산항 국제여객부두·터미널 축조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에 따르면 평택항을 통해 오가는 카페리호 이용객은 평균 650명(이용객의 대부분은 보따리상인 소상공인이 600명, 일반승객 50명) 정도다. 그럼 대산항을 통해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갈까? 앞서 언급한 용역에 따르면 대산항~서해안고속도로가 연결되기 전까지는 평택항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그것도 카페리호가 아닌 쾌속선을 가정하고 예측한 이용객 수이다. 이 예측이 빗나가길 바랄 뿐이다.


남는 문제는 또 있다. 2013년 여객선사와 체결한 ‘대산~용안 간 국제여객선 취항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운항 초기 손실을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 항로의 배를 이용할 사람이 얼마 안 된다는 것을 중국이나 서산이나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얘기다. 주3항차 운항할 경우 1년에 약 20억 원 정도 주어야 한다. 1년만 주고 마는 게 아니다. 취항 축하금도 5억 원이 필요하다.


대산항 국제여객선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치는 바다 한 가운데에 위태롭게 떠 있는 것과 같다. 지금에 와서 없었던 일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시민에게 불어넣은 바람이 너무 많다. 그래서 배는 움직여야 한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그 준비의 시작은 냉혹한 현실 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거품을 빼고 준비해야 그나마 바람과 파도를 이겨낼 수 있다. 장밋빛 꿈길에 비단을 까는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붙는 격’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 이 글을 쓰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자칫 이 글이 여객선 취항을 위해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들의 사기를 꺾는 일은 아닐까? 그렇다면 정중히 사과드린다. 대산항 국제여객선이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많은 기대를 갖고 있는 대산주민과 시민(도민)을 위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정치를 하는 사람이나 행정을 하는 사람이나, 시민들에게 진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판받고 혼날 수 있지만, 그래야 시민의 힘을 모아 대안을 찾을 수 있다.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는 대산항을 위해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나와야 한다. 그게 대산항이 사는 길이다.



* 기고 원문 링크 : http://www.ss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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